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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달동에서 길을 잃는 법
COCO's Journal · 기억이 흐르는 길 (유달동)
목적지 없는 그림 앞에서, 길을 잃는 연습. 어떤 풍경은 도착이 아니라 헤맴을 위해 그려진다.
유달동은 목포의 오래된 언덕이다. 골목이 많고, 같은 길이 두 번 나타나는 법이 없다. 이 그림 앞에 서면 나는 자꾸 그곳을 떠올린다.
'기억이 흐르는 길'은 목적지를 그리지 않는다. 어디로 가는 길인지, 그림은 끝내 말해주지 않는다. 대신 길이 어떻게 흐르는지를, 물처럼 번지는 색으로 보여준다.
나는 이런 그림을 볼 때, 도착을 포기하는 연습을 한다. 눈이 길을 따라가다 막다른 곳에 이르면, 그냥 그 자리에 선다. 그리고 다시 다른 골목으로 접어든다. 길을 잃는 건 실패가 아니다. 이 그림에서는, 그게 감상법이다.
어떤 풍경은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가려 하지 않는다. 다만 잠시 헤매게 둔다. 그 헤맴 속에서 우리는, 오래전 걸었던 다른 골목을 문득 기억해낸다.
— COCO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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